CY TWOMBLY
쿠나장롱이 선보이는 심도 있는 포스터 이야기,
2023년 12월의 주인공은 '사이 트웜블리 Cy Twombly'입니다.
"To my mind, one does not put oneself in place of the past; one only adds a new link."
내 마음속에는 과거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연결고리를 추가할 뿐이다.
— Cy Twombly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2세대 화가로 불리는 사이 트웜블리(Cy Twombly, 1928~2011). 그는 미국 그래피티 아트에 지대한 영향을 준 예술가로, 장 미셸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와 키스 해링(Keith Haring)이 그에게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죠.
각 선과 색상에 에너지, 영성 및 의미가 주입되는 동작 어휘를 개발한 트웜블리는 뉴욕의 추상표현주의 양식의 영향으로 낙서 드로잉, 캘리그래피를 결합한 독창적인 양식을 구축해 나갔으며, 상징적 기호, 서투른 글씨, 숫자 등이 어우러지는 개성 있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그의 상징적인 대형 그림들을 보면 트웜블리만의 독창성을 바로 알아챌 수 있습니다. 날 것의 캔버스나 리넨에 낙서, 그리고 반복적으로 도배된 자국들로 구성되었고, 어린아이가 남긴 듯한 광란적인 낙서와 함께 로마와 그리스 신화 이야기에 혼합시키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트웜블리의 고유성은 바로 추상표현주의 작품에 고대 신화나 고전 문학의 정서를 동반시켰다는 점인데요.
1960년부터 로마와 중세 항구 도시 가에타를 오가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그곳에서 지중해와 고대 해전에 대한 생각에 빠져들었습니다. 바로 이 시기부터 사적이고 신화적인 작품을 제작하며 친밀하고 추상적인 표기법에서 내러티브, 언어 및 내면의 비전을 분출시켰습니다.
트웜블리는 한국 전쟁에 미군으로 참전해 통신 보안 암호 분석 및 코드 해독가로 복무한 독특한 이력을 지니기도 했는데,
그래피티를 떠올리게 하는 낙서 기법으로 주로 사적인 이야기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전통적인 접근 방식을 고수하며 극단적인 단수성을 추구했던 작가는 살아생전 미디어의 노출을 피하며 독립적이고 무정부적인 방식을 고집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저의 선(Lines)은 유치하지만 유치하지 않아요. 위조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이런 품질을 얻으려면 당신 자신을 아이의 눈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느껴져야 해요."
낙서 기법과 드로잉을 결합한 추상표현주의, 극단적인 단수성을 추구하는 고유의 화풍과 색채.
그리고 고대 신화나 고전 문학의 정서가 깃든 화법까지.
트웜블리가 일구어낸 지극히 독창적이고 고유한 작품 세계를 담아내기는 부족하지만, 이번 쿠나장롱 포스터 기획전을 통해 작가의 작가의 1990년부터 2000년대 초반의 주요 작품을 전시포스터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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