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STO JAVACHEFF
쿠나장롱이 선보이는 심도 있는 포스터 이야기,
2023년 3월의 주인공은 '크리스토 자바체프 Christo Javacheff'입니다.
대지의 예술가라 불리는 크리스토 자바체프는 아내인 잔 클로드와 함께 살아있는 모델이나 오브제, 공공건물이나 자연을 포장하는 대규모 설치 작업을 선보여온 환경 예술가이다.
불가리아 출신의 크리스토와 모로코에서 태어난 잔 클로드는 운명처럼 같은 날(1935년 6월 13일) 태어나 1958년 10월 파리에서 처음 만났다. 그들의 작품은 1994년까지 크리스토로만 인정받았고, 그 이후로 실외 작품과 대형 실내 설치물은 ‘Christo and Jeanne-Claude’로 소급하여 인정받았다.
부부의 작업은 수십 년에 걸쳐 이어지고 수백 명의 스태프와의 협조로 완성되며, 어떤 종류의 후원도 받지 않고 오로지 준비 연구, 드로잉, 콜라주, 스케일 모델, 초기 작품 및 오리지널 석판화 판매를 통해 전적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공공 프로젝트에 사용한 천이나 우산 등의 재료는 전시가 끝난 후 분해하여 재활용하고, 설치 전 주변 환경을 청소하는 등 친환경적인 작업 프로세스를 고수하기도 한다.
변호사, 엔지니어, 과학자, 노동자 등 함께 일하는 이들의 존중도 잊지 않는다.
협동하되 예술가의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작업물을 만들 수 있던 노하우는 이런 그들의 섬세하고 거대한 계획과 실천이 바탕이 되었다.
쿠나장롱의 기획전에서 소개하는 포스터들에서도 엿볼 수 있는 독일 베를린 국회의사당(Platz der Republik)을 포장한 ‘Wrapped Reichstag’, 미국 센트럴 파크에 세운 ‘The Gates’, 일본 이바라키와 미국 캘리포니아에 39km 길이의 우산을 설치한 ‘The Umbrellas’ 등 자연과 도시를 잇는 거대한 설치미술은 익숙한 것을 새롭고 낯설레 바라보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크리스토는 단지 아름다움을 창조하지는 않았다. 풍경과 환경 예술가로서, 그의 행동은 사회적 메커니즘을 밝혀냈고 태도, 편견, 입법을 조명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의 순수한 크기는 그 자체로 예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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